권도형 미국 송환 무효 판결 한국 인도 가능성

몬테네그로 법원은 5일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로 53 조의 금융피해를 발생시킨 권도형의 미국 송환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재심리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권도형의 한국 송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20일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도형의 미국 인도를 판결했다. 이에 대해 한국으로의 송환을 요청했던 권도형의 법률 대리인은 즉각 포드고리차 고등법원 결정에 맞서 항소를 제기했다.

 

권도형의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법원이 사실관계의 정확성을 검증하지 않았다’며 주장하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몬테네그로 항소 재판부는 이 같은 권 씨 측 법률 대리인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3월 5일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무효 판결이 났으며 포드리차 고등법원의 미국 송환 결정을 파기 환송했다. 항소 재판부는 고등법원의 '형사소송 조항의 중대한 위반' 때문이라고 밝혔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원점에서 다시 권도형의 인도국을 결정하게 되는데 권 씨가 한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열리게 된 것이다. 항소법원은 '어느 국가가 먼저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제출했는지에 관한 결정에 명확하고 타당한 근거가 없다'라고 밝혔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서 공문이 한국보다 하루 앞선 2023년 3월 27일에 도착했다고 하며 미국 인도를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더 빨랐다는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한국 법무부는 지난해 3월 24일 영문 이메일로 그리고 26일에는 몬테네그로어로 이메일을 보내 권도형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전자 송부했다"라고 밝혔다.

권 씨의 법률 대리인은 ‘한국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날짜와 권도형의 국적을 고려해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다시 미국 송환을 결정할 경우 권도형 측은 재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은 물론 한국이 권도형의 송환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핵심은 은닉한 재산의 환수일 것이다. 권 씨는 비트코인 1만 개를 빼돌린 뒤 현금화한 뒤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다고 보도되었다. 현재까지 권 씨가 은닉한 재산으로 밝혀진 것만 3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권도형은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한 이후 테라USD(UST) 코인을 발행했다. 테라는 자매 코인 루나와의 교환 등을 통해 달러화와 1대 1의 고정 교환 비율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5월 작동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루나와 연결된 테라의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자 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졌다.

결국,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벌어졌고 전 세계 투자자들은 53조 원 이상의 피해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사태를 파악했던 권도형은 도피를 준비했으며 폭락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종적을 감췄다.

 

권 씨는 싱가포르, 유럽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된 이후 1년간 몬테네그로에 구금돼 있다.  

권도형이 미국에 인도된다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기에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라 권도형은 한국행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